올리버 글라스너는 현재 크리스탈 팰리스의 감독직을 맡으며 프리미어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독일 출신의 전략가입니다. 그는 볼프스부르크와 프랑크푸르트를 이끌며 안정적인 전술 운영과 유럽 대회 성과를 동시에 이뤄낸 지도자로, 실용적이면서도 유기적인 전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성장 스토리, 전술의 핵심,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 그가 보여주는 도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올리버 글라스너의 성장 과정
올리버 글라스너의 축구 인생은 화려하게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선수 시절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활동했고, LASK 린츠에서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개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며 현역에서 은퇴하게 되었고, 이 사건은 오히려 그를 지도자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끌게 됩니다. 글라스너는 지도자 경력을 시작하면서도 단순히 경험에 의존하지 않았습니다. 전술학, 심리학, 분석적 접근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체계적으로 배웠고, 이론과 실전을 두루 갖춘 학습형 리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9년 볼프스부르크의 감독이 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볼프스부르크는 중위권을 맴돌던 팀이었지만, 글라스너는 빠르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리그 상위권에 진입시켰습니다. 특히 2020-21 시즌, 팀을 분데스리가 4위에 올려놓으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것은 그의 지도력이 증명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조직적 수비와 효율적인 공격, 그리고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전술 운용은 리그 전반에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의 진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더욱 빛났습니다. 유로파리그 2021-22 시즌에서 바르셀로나, 웨스트햄 등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결국 결승에서 레인저스를 승부차기 끝에 이기며 우승컵을 들어 올린 순간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이자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전술적으로는 후방 빌드업과 빠른 전환을 결합한 실용주의 축구를 펼쳤고, 심리적으로도 선수들의 동기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며 하나의 팀으로 묶는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전술의 핵심
올리버 글라스너의 전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는 특정한 포메이션이나 시스템에 집착하지 않고, 상대와 상황에 맞춰 전술을 조정하는 유연한 지도자입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은 3-4-2-1이나 3-4-1-2로, 수비 안정성과 공격 전개 사이의 균형을 고려한 포메이션입니다. 이 시스템에서 핵심은 윙백의 활동 반경과 중앙 수비진의 커버력입니다. 윙백은 단순히 사이드라인을 오가는 역할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인사이드로 좁혀 들어오며 중원 숫자를 늘리고 빌드업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이는 단순한 체력 의존이 아니라, 명확한 포지셔닝 트레이닝과 판단 훈련을 통해 정교하게 이루어집니다. 수비진은 세 명이지만, 전방 압박과 후방 커버 간의 간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며 안정감을 주는 구조입니다. 공격에서는 2선 자원의 유동적인 위치 전환이 돋보입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시절의 린드스트룀, 카마다 다이치, 고트제를 활용했던 방식은 글라스너 전술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미드필더들이 공을 받는 위치를 고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공간을 점유하게 하면서, 상대 수비라인을 계속 흔들고 예측을 어렵게 만듭니다. 흥미로운 점은 글라스너가 경기 중 교체 타이밍과 전술 전환에서 감각적 판단보다 ‘전 시뮬레이션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입니다. 그는 훈련 시 다양한 경기 시나리오를 설정해 두고, 실제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교육합니다. 이로 인해 한 경기를 치르는 동안에도 팀의 구조는 유연하게 바뀌고, 교체 투입되는 선수들도 기존 전술에 맞춰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 팰리스에서의 새로운 도전
2024년 초, 크리스탈 팰리스는 패트릭 비에이라 감독 이후 팀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올리버 글라스너를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글라스너는 부임 직후 기존 선수단 분석에 집중했고, 그에 따라 전술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자하가 떠난 이후 전방 옵션의 변화가 필요했던 팰리스에서 그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고 그 안에 선수를 녹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기본적인 수비 안정화와 중원 통제입니다. 기존에 조직적으로 흔들렸던 수비 라인을 정비하고, 빌드업 단계에서의 불필요한 롱볼을 줄이며 패스 기반 전개를 늘려나갔습니다. 이는 득점력 개선뿐 아니라, 경기를 주도하는 능력까지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드필더 에제(Eze), 공격수 마테타(Mateta), 측면 자원 올리세(Olise) 등이 글라스너 체제에서 각자의 장점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선수 본인들도 그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승리만이 전부가 아닌 축구를 지향합니다. 클럽의 장기적인 비전과 유소년 육성, 선수 재판매 가치까지 고려한 팀 운영 전략을 제시하며, 크리스탈 팰리스를 단순한 생존 팀이 아닌 성장형 클럽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을 실현해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의 지도 아래서 유망주들에게도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고, 이는 구단 전체의 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라스너는 경기장 안팎에서 일관된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언론 대응에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며 팬들과의 소통에도 진심을 담고 있으며, 팀 내부에서는 선수들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