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니 이라올라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라요 바예카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지도자로서 입지를 다진 후, 2023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본머스 AFC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바스크 출신의 전술가로, 선수 시절부터 지능적 플레이로 인정받았으며, 감독으로서는 치밀한 압박 시스템과 유기적인 경기 운영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라요 바예카노 시절의 성과와 철학, 본머스로의 이적 배경,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적응 과정을 중심으로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의 축구 인생을 분석합니다.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의 라요 바예카노 시절
안도니 이라올라는 2020년 라요 바예카노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라요는 2부 리그(세군다 디비시온)에 있었으며, 승격을 노리는 중위권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라올라는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고, 그가 도입한 하이 프레싱 기반의 전술, 빠른 전환 플레이, 수비 밸런스 중심 운영은 라요 바예카노의 팀 색깔을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2020-21 시즌, 그는 팀을 프리메라리가로 승격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그 다음 시즌에는 강등권 후보였던 팀을 중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특히 2021-22 시즌,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세비야 같은 강호들을 상대로도 두려움 없는 경기력을 펼치며, 이라올라의 전술적 유연성과 동기 부여 능력이 대중에게 강하게 각인되었습니다. 이라올라는 라요의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시스템 중심의 축구를 완성도 높게 구축했습니다. 전방 압박과 좁은 간격 유지를 통한 수비 안정화, 그리고 빠른 역습 전개는 경기마다 일관된 전략으로 나타났으며, 선수들의 경기 집중도와 조직력이 자연스럽게 향상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특히 이바이 고메스, 알바로 가르시아, 오스카르 발렌틴 같은 선수들이 그의 시스템 안에서 탁월한 활약을 펼치며 팀으로서 강한 라요를 만들어 냈습니다. 지도자로서의 이라올라는 선수 경험을 적극 활용합니다. 빌바오 시절, 그는 전통적인 바스크 지역 축구의 철학을 몸소 체화했고, 이를 전술에 녹여냈습니다. 특히 라요 시절에는 선수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심리적 안정감 부여를 통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팀의 성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러한 이라올라의 전술적·인간적 접근은 많은 중소 구단 감독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이는 결국 프리미어리그 팀의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본머스로의 이적
2023년 여름, 본머스 AFC는 리그 잔류 이상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이라올라를 새로운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감독 교체 이상의 상징적 행보였습니다. 전임 감독 게리 오닐은 안정적인 수비 조직을 구축하며 본머스를 강등에서 구해냈지만, 클럽은 보다 현대적이고 유연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는 지도자를 원했고, 이에 이라올라가 선택된 것입니다. 그의 영입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전술 중심형 프로젝트로 분류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라올라가 본머스에서 마주한 가장 큰 도전은 바로 리그의 속도와 피지컬 강도였습니다. 라리가에서의 경기 운영은 기술력 중심의 패턴이 많은 반면, EPL은 속도와 공간 전개, 체력 소모가 훨씬 높은 리그입니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전방 압박 시스템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적용하며 적응해 나갔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불안한 수비력과 볼 점유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의 조직력은 안정되었고, 선수들도 그의 축구에 적응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본머스는 기존 선수단이 젊고 활동량이 많은 편이었기 때문에, 이라올라의 전술을 구현하는 데 큰 제약이 없었습니다. 그는 마커스 타버니어, 필립 빌링, 도미닉 솔란케 등 기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후방 빌드업과 중원 전환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시즌 중반 이후 본머스는 중위권 경쟁에 돌입할 만큼 상승세를 탔고, 이라올라의 전술 운영 능력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도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갔습니다. 그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EPL 문화에 잘 적응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간결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어조를 유지하며 선수단에 대한 존중과 분석적인 시각을 보여줬고, 클럽 내부에서는 전술 미팅과 분석 세션을 활발하게 운영하며 기술진 및 피지컬 팀과도 유기적으로 협력했습니다. 이로써 그는 단순한 외국인 감독이 아니라, 현대 EPL에 적응한 유럽 전술가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적응
이라올라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공간 압박, 유기적인 빌드업, 구조적 수비를 핵심으로 합니다. 라요 바예카노 시절부터 그는 4-2-3-1 또는 4-4-2를 기반으로 하는 형태에서 하이프레싱과 중원 밀집을 통해 볼 탈취에 강한 팀을 만들어왔습니다. 본머스에서도 이 기조는 그대로 이어졌고, EPL 경기 환경에 맞춰 포메이션을 4-2-3-1에서 4-3-3으로 변형하기도 하며 상대에 맞춘 유연한 전술 운영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방에서 수비를 시작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상대 수비진의 빌드업을 초기에 차단하는 것이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다만 EPL에서는 수비라인 간 간격이 벌어지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라인 조정과 중원 커버 범위 조절에도 많은 전략을 투자합니다. 본머스 선수들은 이라올라의 지도 아래 더 많은 활동량과 조직적 위치 변경에 익숙해지고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팀 전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짧은 패스를 통한 전진에 중점을 두며, 무리한 롱패스보다는 2~3차례의 연계 플레이로 상대 진영을 공략하는 패턴을 즐겨 사용합니다. 이는 특히 후방 빌드업 단계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며, 골키퍼부터 측면 수비, 중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경로를 설계합니다. 경기 중 전술 변경도 매우 유연하며, 상대가 강하게 압박해 올 경우 측면 전개로 전환하거나, 수비형 미드필더를 수비진과 합류시키는 방식으로 전술적인 유연함을 보여줍니다. 이라올라는 분석적인 접근을 매우 중시하는 감독입니다. 경기 전후로 분석팀과 함께 상대 전력, 포지셔닝, 선수별 체력 상황 등을 면밀히 체크하며, 이를 훈련 계획과 전술 미팅에 반영합니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는 단순히 이론적 전술이 아닌, 실전에서 즉각 적용 가능한 전략으로 발전시킵니다. 결국 그는 유럽형 현대 축구 지도자의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EPL 무대에서 자신의 축구 철학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