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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 휘터 축구 감독의 전술과 성장형 축구 그리고 에너지

by 슬기로운 슬기 2025. 6. 22.

아디 휘터 감독 사진

아디 휘터(Adi Hütter)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축구 감독으로, 전환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역동적인 축구로 독일과 프랑스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전술가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유로파리그 돌풍, 묀헨글라트바흐에서의 짧지만 도전적인 시기, 그리고 현재 AS 모나코에서 보여주는 팀 운영은, 그가 단지 이론가가 아닌 현장형 지도자임을 증명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빠른 전환의 전략가라는 전술 특징을 넘어, 그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휘터 감독의 축구 철학을 살펴봅니다.

아디 휘터식 전술

아디 휘터의 전술은 단순히 한 가지 스타일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는 스위스 리그,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그리고 프랑스 리그1까지 다양한 리그에서 감독을 맡았고, 각 리그 특성에 맞춰 전술의 밸런스를 미세하게 조정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시기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재직 시절입니다. 당시 그는 3-4-1-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하이 인텐시티 압박과 빠른 수직 전환 축구를 통해 유로파리그에서 바이에른, 벤피카, 첼시와 같은 팀과 맞서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시기의 프랑크푸르트는 공격적인 전환 축구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기세가 날카로웠고, 안드레 실바, 필립 코스티치 같은 선수들의 역량도 극대화되었습니다. 반면, 묀헨글라트바흐 시절의 휘터는 보다 신중한 팀 운영을 선호했습니다. 당시 팀은 젊은 선수들과의 리빌딩이 병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포지셔널 플레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상대 진영에서의 세밀한 패스 연결과 공간 활용을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선수 개인의 성장과 구단 철학 정립에는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현재 프랑스의 AS 모나코에서 휘터는 두 가지 스타일을 융합하려 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리그 특성상 피지컬이 뛰어난 팀과의 대결이 많은 만큼, 그는 기존의 전환 플레이에 프랑스식 1대 1 개인 능력 활용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드필더의 숫자를 늘려 중원 장악에 힘을 실으면서도, 측면 윙백의 활용으로 빠르게 박스 앞까지 진입하는 혼합형 전개는 현재 모나코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핵심입니다. 이처럼 휘터는 어느 리그를 가더라도 고집보다는 적응을 선택하는 감독입니다. 그는 본인의 축구 철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리그의 템포, 심판 성향, 팬들의 요구, 구단의 비전을 고려한 유연한 전술 조율 능력을 지닌 몇 안 되는 지도자 중 하나입니다.

성장형 축구

아디 휘터의 팀 운영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선수의 성장 곡선을 고려한 맞춤형 포지셔닝입니다. 그는 선수의 현재 능력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전술 적응 능력을 중시하며, 이로 인해 본래 포지션에서 벗어나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선수들이 크게 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크푸르트 시절의 필립 코스티치는 원래 윙어였으나, 휘터는 그를 왼쪽 윙백으로 재배치했습니다. 수비 가담을 전제로 하되, 전방에서는 자유롭게 오버래핑하고 크로스를 시도하게 한 결과, 그는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형 윙백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안드레 실바가 있습니다. 그는 기존에 박스 안에 머무르는 스트라이커였지만, 휘터는 그에게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 전술을 반복 학습시켰고, 결과적으로 실바는 두 자릿수 이상의 어시스트와 득점을 동시에 기록하는 완성형 공격수로 성장했습니다. 프랑스 리그1로 무대를 옮긴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집니다. 모나코의 젊은 유망주들이 휘터의 지도 아래 전술적 책임감을 갖춘 성인형 선수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특히 엘리엇 마타조, 방자맹 르콩트 같은 자원은 포지션 유동성과 멀티태스킹 능력을 중심으로 팀 내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는 선수들과의 개별 면담을 자주 가지며, 기술보다도 이해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왜 이 움직임을 해야 하는지, 언제 패스를 시도해야 하는지를 꾸준히 피드백하며, 선수 스스로도 경기 흐름을 읽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이는 전술의 주체를 감독이 아닌 선수 개인에게로 확장시키는 방식이며, 휘터식 축구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축구 에너지

아디 휘터는 경기 중 벤치에서도 자주 목소리를 내는 스타일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시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팀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조율하려는 시도입니다. 그는 축구에서 기술과 전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기장에서의 에너지 밀도와 집중력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시절, 그의 팀은 체력적으로 매우 강한 팀이었습니다. 90분 내내 압박 강도가 유지되며, 전방에서 시작된 압박은 수비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됐습니다. 휘터는 이를 위해 체력 훈련을 전술 훈련만큼 비중 있게 다루며, 선수들의 체력 상태에 따라 포메이션 변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가 3-4-1-2 포메이션을 자주 쓴 이유도, 체력적으로 강한 미드필더들을 넓은 공간에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휘터는 팀워크와 팀 분위기를 매우 중시합니다. 그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전 반드시 비시즌 동안 팀 전체 미팅과 공동 활동 시간을 늘려 팀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공을 들입니다. 축구는 혼자서는 절대 못한다는 철학이 반영된 운영 방식이며, 실제로 그의 팀은 후반기일수록 점점 단단해지는 조직력을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벤치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뿐 아니라,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일관된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그는 패배 후에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과정을 설명하며 선수들을 감쌉니다. 동시에 이기는 경기에서도 자만하지 않으며, 늘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태도로 신뢰를 얻고 있습니다. 결국 휘터의 축구는 감정이 통제된 에너지 축구라 할 수 있습니다. 격정적인 열정이 있지만, 그것이 혼란을 만들기보다는 팀 전체에 긍정적인 추진력을 제공하는 형태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는 단순히 열정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감정과 시스템을 조화시키는 전략가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