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상 콤파니는 맨체스터 시티의 전설적인 수비수였지만, 그는 그 영광을 뒤로한 채 다시 축구계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감독으로서 번리 FC를 이끌며 챔피언십리그와 프리미어리그를 종횡무진하는 존재가 되었고, 그의 전술과 리더십은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콤파니가 감독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고, 번리에서 어떤 혁신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선수 출신 지도자
뱅상 콤파니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그는 단순한 수비수가 아니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누구보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던 그는 맨체스터 시티의 정신적 리더였습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보낸 마지막 몇 시즌 동안 그는 단순히 수비수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경기 내내 선수들을 독려하고, 감독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 전술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감독으로의 전환이 예견된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은퇴 직후 그는 벨기에 안더레흐트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첫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경험은 부족했지만, 콤파니는 곧바로 전술적인 접근과 철학 있는 축구를 구현하려 했습니다. 초기에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리그 성적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 그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스타 선수로서의 경력과 지도자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과 현실적인 판단이 감독으로서 더 중요한 역량이라는 점을 스스로 체득한 것이죠. 이 경험은 그가 번리 FC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많은 이들이 번리를 전통적인 직선 축구 혹은 롱볼 스타일의 상징으로 여겼지만, 콤파니는 그것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새로운 색깔을 입히기 시작합니다. 선수 출신 지도자로서 이례적으로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전술적 철학을 팀에 이식했고, 이는 곧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전술의 핵심
콤파니가 번리에 가져온 변화는 그야말로 파격이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번리는 강한 피지컬, 견고한 수비, 그리고 전방을 향한 긴 볼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 축구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콤파니는 그 스타일을 완전히 뒤엎었습니다. 그는 점유율 기반의 축구를 도입했고, 수비라인을 과감히 끌어올리며 후방 빌드업을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단기간에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건, 콤파니가 전술의 본질과 팀의 구조적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번리는 2022-23 챔피언십 시즌에서 거의 모든 지표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점유율, 최다 패스 성공률, 가장 많은 슈팅 시도. 이런 수치들이 단순한 숫자가 아닌, 팀의 철학과 연결된 결과라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경기마다 콤파니의 팀은 후방에서부터 공을 전개하며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간을 만들어내고, 윙어나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상대 진영을 넓게 사용합니다. 이는 단순히 공을 돌리는 축구가 아니라, 매우 계산된 패턴 플레이의 연속입니다. 그의 핵심 전술은 4-3-3 혹은 4-2-3-1로, 특히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축으로 삼아 후방 빌드업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수비진 역시 전통적인 클리어링 중심에서 벗어나, 발밑이 좋은 선수들을 배치해 패스를 통한 전진을 꾀합니다. 이 시스템 하에서는 골키퍼조차도 단순한 슈터가 아니라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콤파니가 선수들에게 전술적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틀은 있지만, 그 안에서 선택은 선수의 몫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경기장 안에서 예측 불가능한 창의성이 살아납니다. 훈련장에서부터 반복된 시뮬레이션과 피드백은 이런 유연함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이며, 실제로 번리는 시즌 내내 다양한 포메이션 전환과 패턴 변화로 상대를 압도해 나갔습니다.
지도법
뱅상 콤파니는 선수 시절부터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얻는 인물이었습니다. 지도자가 된 지금도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선수와의 신뢰라고 믿으며, 이를 위한 소통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번리 선수들 대부분은 콤파니를 친근하지만 권위 있는 감독이라 표현합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권위와 친근함은 자칫 상반된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콤파니는 경기장 안에서는 냉철하게 판단하고, 그 외에서는 열린 대화로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이 두 가지를 조화시켰습니다. 그는 선수 미팅에서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습니다. 전술 브리핑을 할 때도 일방적으로 이렇게 해라가 아닌, 이 상황에서 너라면 어떻게 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함께 해결책을 찾아갑니다. 이는 선수들로 하여금 스스로 전술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경기 중 실수가 발생해도 크게 질책하지 않고, 복기하는 과정에서 개선 방향을 함께 찾는 태도는 선수들의 자신감을 유지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그는 변명하지 않는 리더입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책임을 선수에게 돌리는 법이 없습니다. 오히려 본인의 선택과 판단을 먼저 되돌아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태도는 선수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며, 팬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더불어 콤파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번리에서는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며, 기량뿐 아니라 태도, 프로 의식까지 함께 교육하는 데 집중합니다. 팀 전체가 단단한 철학 아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신예든 베테랑이든 자신이 팀의 일원임을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리더로서의 콤파니는 단순히 전술을 짜는 전략가가 아닌, 팀 전체의 분위기를 설계하고 구성원 모두가 그 안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이끄는 조율자에 가깝습니다.